2023년 1월 10일 화요일

미 연준(The Fed)의 정책 금리 인상 중단이 임박해 있다.


항상 뒷북을 치는 Fed


Fed는 이미 글로벌 경제나 금융시장에 부담이 되는 존재가 되어 버린 지 오래다. 최근 20여년간Fed의 금리 정책은 선제적인 적이 없으며 거의 항상 이미 벌어진 일을 수습하기에 급급한 존재가 되어 버렸다. 2008년 사태가 가장 전형적인 예이며, 지금도 전혀 예외가 아니다.

Alan Greenspan이 고백한 바 있듯이, 다양한 금융상품의 등장은 이미 중앙은행이 돈(money)을 정의할 수 상황, 즉 시장에 돈이 많은 지 적은 지조차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Fed가 스나브로 돈이 없는 금리와 말(words)을 통해서 통화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금리와 말을 통한 통화 정책은 다양한 금융상품과 더불어 극단적으로 복잡해진 금융시스템으로 인해 그 파급경로와 다양한 효과를 예측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 전세계적인 수준에서 수많은 collateral damage를 양산해내는 결과로 이어진다. 심지어 Fed는 자국의 금리시장 조차도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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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의 시장 개입 이전에 이미 국제금융시장의 유동성은 나빠지기 시작

세계 외환보유고의 증감이나 증감 속도는 국제 금융시장의 유동성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지표다.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고의 추세적인 감속이나 감소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민간 경제주체들이 달러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From CEIC

세계 외환보유고로 볼 때 Fed가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글로벌 유동성 증가는 211분기가 지나면서 감속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것이 221사분기부터는 급기야 세계 외환보유고는 감소하기 시작하며 금융시장에서는 달러 강세라는 가격변수로 나타나게 된다. 글로벌 유동성이 이미 스트레스로 상태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Fed는 뒤늦게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다. 비틀거리는 선수의 다리를 걷어찬 격이다.

재미있는 것은 과거 봤던 코미디 영화를 다시 보는 느낌이라는 사실이다. Fed2016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정책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는데 세계 외환보유고로 본 국제 금융시장의 유동성은 이미 20142분기부터 빠르게 감속하기 시작해 그해 4분기 이후부터는 감속이 아니라 외환보유고가 감소하며 국제 유동성 스트레스 상황이 강화되고 있었던 상황이다. 이러한 외환보유고 감소와 국제유동성 스트레스 상황은 2016년 내내 지속되었고, 이로 인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달러 가격은 강한 강세를 보인다. 계속 금리를 올리겠다고 불러핑을 하다가 결국 2019년부터 자신들이 저지른 일을 수습하기 위해 입장을 급선회하여 금리를 내리기 시작한다.

이번에 Fed는 경기회복이나 활황이 아닌 코로나 supply shock으로 발생한 소비자물가상승을 금리로 잡겠다고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정책을 펴게 되는데, 이는 물가를 책임지고 있는 Fed 입장에서 미국을 포함한 세계경기나 collateral damage 같은 것은 어떻게 되든지 면피를 하기 위해 뭔가를 하긴 해야 하는 정치적 판단을 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 어디에선가 읽은 기억이 있는 한 구절이 생각이 난다. 정치인들과 관료들이 뭔가를 열심히 하는 것은 그 일이 옳은 일이기 때문이 아니라 열심히 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아이러니하게도 항상 그랬듯이 Fed는 자신들이 저지른 일 때문에 발생하고 있고 심화될 미국경기와 세계경기의 침체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다시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며 그 시기가 그리 멀지 않은 것으로 판단이 된다[목차]

Fed가 하는 말이 아니라 Fed의 행동을 바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데이터가 더 중요

Fed가 말을 바꾸는 것은 여반장이다. 정치적으로나 여론으로나 불리하면 언제나 말을 바꿔 버린다. 지나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국내외 금융과 경제가 너무 복잡하여 선제적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항상 후행적으로 수습하는 대응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여론이나 정치적 압력에 더욱 더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 필연일 것이다. 이번에도 블러핑을 계속하다가 경기가 나빠져 여론과 정치적 압력에 굴복하며 금리동결과 그에 이은 금리인하로 면피를 하려 할 것이다. 그들의 정책이 가져오는 전세계적인 수준의 collateral damage를 생각하면 어이없다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각설하고, Fed는 여전히 현재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 무시하는 듯 의연하게블러핑을 계속하고 있으나,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순간이 가까이 와 있는 것 같다.

그 무엇보다도 장단기 금리의 역전 현상은 그 어떤 것 보다 경기와 Fed의 행동 변화를 미리 알려주는 강력한 지표이다.

독일 국채의 금리 역전

조용한 나라 독일에서조차 장단기 금리가 이례적으로 작년 11월부터 역전되기 시작하여 깊어지고 있다. 미국 FedECB의 정책 금리 인상과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는 상황이다. 전세계의 통화정책을 견인하고 있는 두 중앙은행이 블러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장기채로 향후 심화될 경기 침체를 헤지하고 있는 세력이 더 우세하다는 의미이다. 중앙은행들의 금리 정책이 현 상황에 맞다는 세력과 그렇지 않다고 반대하는 세력 간의 힘 겨루기에서 후자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금리 역전

미국은 이미 작년 하반기 들어서부터 장단기 스프레드 역전 현상이 전개되고 있다. 미국 국채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유동성이 좋을 뿐만 아니라 달러 자산이라는 점에서 전세계 투자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향후 경기와 물가, 그리고 Fed의 행동에 대한 전세계 투자자들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가 있는 중요한 지표이다. 독일과 마찬 가지로 힘겨루기에서 향후 부정적으로 전개될 경제금융 상황과 Fed의 블러핑에 대해 헤지하는 투자자들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는 의미이다.

과거를 돌아보면 항상 장단기 스프레드가 역전되기 직전이나 역전된 이후 곧 Fed의 금리 인상이 중단되고 뒤이어 언제 공격적인 입장인 적이 있었냐는 듯이 정책금리를 인하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을 볼 수 있다. Fed는 시장 금리의 역전을 애써 외면하는데, 당연하지 않겠는가? 시장이 최고의 지성인들인 자신들과 시장이 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으니. 그렇지만 어김없이 뒤늦게 시장이 맞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현실의 벽에 부딪혀 어쩔 수 없이 입장은 선회하게 된다.

하락 추세로 접어든 물가

Fed가 잡겠다는 물가는 어떨까? 여전히 절대적인 증가율 자체는 높으나 이미 하락 추세에 접어들었다. 최근 발표된 미국, 독일과 프랑스의 물가를 보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2018년에도 이미 세 나라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금리 인상을 멈추기 전부터 하락 추세에 접어든 경험이 있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 인도, 한국의 소비자물가도 이미 하락 추세로 접어들었다.

이미 나빠지고 있는 미국 경기

미국의 12ISM 제조업 PMI를 들여다보면 가격 지수는 12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 중이며 20204월 이후 최저치로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밖에 U.S. 밖의 수출국가에 영향을 주는 수입은 2개월째 위축(contracting) 국면이며 위축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신규 수출주문은 5개월 연속 위축 국면이며 위축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공격적인 통화 정책의 부메랑

Fed의 통화정책의 관할영역은 미국내이지만 국제금융과 경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미국 경제와 금융이 미국 밖과 분리되어 있는 섬이 아니기 때문에 Fed의 통화정책이 외부 경제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영향은 다시 미국 경제와 금융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국제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위축되는 국면에 Fed가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하는 바람에 세계 경제는 벼랑 끝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2008년 이후 취약해진 국제 금융 시스템

특히 2008년의 금융 위기 이전과 이후의 국제 금융 시스템은 너무 다르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첫번째 세계 외환보유고 차트에서 알 수 있듯이 르만 사태, 유럽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2014년 이후 국제금융시장의 성장은 거의 멈춘것이나 다름이 없다.  2008년 이후 심각하게 훼손된 국제금융시스템과 연평균 1%이상 성장률이 하락한 세계경제는 작은 충격에도 심한 타격을  받는다.  다시 말해 국제금융시스템과 세계경제가 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견딜만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제 Fed는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에 본인들이 분탕질을 한 결과로 미국 경제의 침체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될 것이고 여론과 정치적인 압력으로부터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목차]

금리 정책 변화 임박 - 잘못 꿴 단추 : 필립스 커브에 메달리는 Fed 

이미 관에 들어간 필립스 커브를 다시 꺼내 미국의 고용과 소비자물가를 억지로 연결시키고 있는 Fed  관계자들은 그 권위로 많은 사람들은 속일 수 있지만 현실은 속일 수가 없다. 미국의 실업률 하나만으로는 미국의 고용상황을 파악하기가 어려워진 지도 오래돼 그 의미 자체가 많이 약화되어 버렸다. 2008년 이후 미국 실업률과 상관없이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전 보다 전체적으로 한 단계 하락한 모습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더군다나 현재와 같이 supply shock으로 발생한 소비자물가 상승을 잡겠다고 금리를 올리면서 실업률을 중요한 근거로 삼고 있는 Fed의 행태는 한심하기까지 하다.

부정적인 경제지표와 금융지표들이 차곡차곡 쌓여 가고 있다. Fed의 금리 인상 중단, 그리고 뒤이은 금리 인하가 그리 멀지 않을 것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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